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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전국장애인문학제 수상작] 가작 _「바다, 오래된 집, 진해의 벡슈 유경아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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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술누리
댓글 0건 조회 165회 작성일 25-04-0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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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작-시문학 최은숙


바다


107번 종점에서


10분 남짓


속천 나가야에 내가 산다


속정 깊은 대야에


숭어 같은 내 새끼도 씻기고

빨래도 하고


바지락도 해감한다


날마다 사명처럼

무딘 칼날을 세우고

심장을 폭행하는 4월

바지락 바지락


대야가 넘치도록 유난히 부산을 떨었다


사내들 눈길에서

동네 아낙의 입에서

서른하나의 미망인은


뭍 같은 경화동을 꿈꾸는 바다였다




오래된 집


개망초가 무성하고

집터를 지키던 나팔꽃이


산에 피는 꽃 쥐 순이까지 불러왔네

몸 굽혀보니 터줏대감은 고양이네


다낭에서 아오자이 곱게 싸 온 아가씨는

복숭아 열린


살구빛 유혹 속으로 총총......


다리 절음하던 노총각은 몽유병 환자처럼 강가에서 져 버렸네

천둥 슬픔의 우레에도 길고양이는 앓는 소리를 내는구나

사랑도 쌓이면 무거운데......



진해의 벡슈 유경아를 추모하며


창밖 그녀의 실루엣은 연보라 레이스다

본디


7월 하얀 장미처럼 가시가 있었으나

검은 피아노 건반 위에서


놀기를 즐겨 한 그녀는 수천만 번을 굴려 씰켜도 향기는 남고


네 숨결


한 줌에 묻어나는 긴 손가락의 힘

나지막한 음성으로 격정을 다스리다

지는 겨울 달빛같이


느린 템포로 변죽 되어


눈발 아래서도 붐비는 얼굴들을 좋아했었다

그윽한 여운


가죽 악보 가방에 재우고


검은 긴 코트 얌전히 피아노 위에 개운 다


그녀는

국향의 기억 속


1월 마지막일 흑백다방에서 2시에

하얀 겨울장미로 다시 피어났다

그리고 월광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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