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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전국장애인문학제 수상작] 입선 _「코로나야 , 나 좀 살자, 삭신에서 부는 바람, 영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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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술누리
댓글 0건 조회 158회 작성일 25-04-0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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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선-시문학 신계원


코로나야, 나 좀살자


나는 경추장애인

나는 경추가 싫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그 어떤 것 하나 제대로 안 되는

갓 난 아이 같은 그런 내가 정말 싫다

달리기도 그림도 잘 그리던 원이

기억력도 끝내주던 원이는

어디로 가버렸는지

알 수 없다

도대체 알 수가 없다

홍수에 휩쓸려 가버렸나?

구름에 실려 가버렸나?

먼지처럼 흩어져 버렸나?

보이지 않는다 

도무지 찾을 수 없다

마음을 종잡을 수 없다

희망에 속아 따라가야 하는데

자꾸 절망에 속아 안 되면 비관하고

스스로 수렁에 빠지고 만다

오늘도 나는 나한테 속고 말았다



선생님처럼 헌혈도 하고 싶고

인숙 씨처럼 바리스타도 배우고 싶고

회원들이랑 카페도 가고 싶은데

왜 하필 경추장애인가

그래서 경추가 더 싫은 오늘이다

나도 다른 장애였더라면

엉덩이도 호흡도 머리도

마음껏 부려먹을 텐데

장애인 20% DC 분위기 짱

영미가 자랑 질이다

부럽다, 부럽다 약 올라 미치게 부럽다

이전으로 돌아갈 순 없을까

해처럼 달처럼

그렇게 살 수는 없을까

욕심이 나를 짓누른다

아니다 그냥 단순하자

아직은 희망으로 통하는 길이

남아 있을 것이다

굳은 뜻으로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

그냥저냥 감사하자

코로나야 이제 그만 떠나주면 안 되겠니

너라도 나 좀 봐주라

숨 좀 쉬고 살자

경추 좀 살자

 


삭신에서 부는 바람

 

섣달그믐

어머니 설 준비하시다

 

바람 한 바가지 뿌리신다

시집살이 풍속 예절 후회 돈 섭섭

여든아홉 힘없는 바람을

 

자꾸 뿌리신다아프지만 아프지 않다

차갑지만 차갑지 않다오늘따라 어머니 고된 바람이

 

왜 이렇게 부드럽고 정겨운지

왜 이토록 훈훈하고 따스한지

사랑이다

 

아프고 아픈 사랑이다

 

툭툭 불거지고 휘어진

손가락에서

 

쏟아지는 음식들

 

더 곱고 곱게 피어난다

물 한 컵 떠먹을 수 없고

 

널브러진 밥풀 하나 치우지 못하는

며느리 대신 온 몸 부서지도록 사신 어머니

 

눈물을 다 쏟아도 부족한 감사다

마른 입술로 부르는 간절한 감사다

 


어머니 당신은

 

하늘처럼 넓고 바다처럼 깊은

사람나무

 

위대하고 위대한

어머니 나무

 

그 뿌리 썩지 않도록

기억하고 기억하고

간직하고 간직하고

사랑하고 사랑하고

감사하고 감사하고


 영글다 


나뭇잎 소리 애잔하다

 

건들바람 한 줄기 가뭇한 기억 하나 끌고 와

풀어놓는다

 

바람의 연주와 고추잠자리 군무는

 

틀 속에 갇힌 굳은 신경다발을 희롱한다

 

바람을 맞는다

몸을 맡긴다

 

바람의 손이 이끄는 대로

끌려다닌다

 

살아야지 살아야지 살아야지

 

바닥에 동댕이친

달빛에 묻어버린

바다에 흘려보낸

,

 

줍는다 줍는다 줍는다

 

뜨겁게 여무는 들녘처럼

몸짓 붉게 타오른다

 

감사 짙은 언어로 노래한다

영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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